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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많이 마시면 좋다? 나트륨 농도 낮춰 위험[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광화문[태종] 2025. 5. 9. 03:14

■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게티이미지뱅크


물은 살림꾼이다. 음식물의 소화·흡수를 돕고 분해된 영양소를 각 기관으로 전달해준다.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에 마시는 물은 약수(藥水)다. 밤새 몸속에 쌓인 노폐물을 씻어주고 위와 장의 활동을 촉진해 변비를 막아준다. 또 위산이 과다하게 나오는 것을 방지해 아침 식사에 도움을 준다.

우리 몸의 60∼70%는 물이다. 혈액의 94%, 폐와 간의 86%, 근육의 70∼80%, 뇌와 심장의 75%, 콩팥의 74%, 간의 69%, 심지어 뼈도 22%가 물이다. 체내 수분이 1∼2%만 부족해도 몸은 이상 신호를 보낸다. 바로 갈증이 난다. 이를 계속 방치하면 피로감·근육 감소·집중력 약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몸속 수분을 10% 상실하면 심근경색·심장마비 위험이 급증한다.

‘물=건강’이라는 공식은 상식으로 통한다. 물을 많이 마셔야 건강하게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혹자는 특정 질병을 예방한다는 믿음도 갖고 있다. 하루에 물을 6잔 이상 마시면 2잔 이하를 마시는 사람에 비해 결장암에 걸릴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얘기도 있다.

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다? 과연 그럴까. 무조건 많이 마시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물 자체는 음식과 달리 씹히지 않아 자주 마실 경우 위장에 부담을 준다.

우리 몸은 나트륨이 일정 농도로 유지돼야 한다. 그런데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혈액 속의 나트륨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저나트륨혈증이 생긴다. 이럴 때는 얼굴·팔다리 등이 붓는다. 특히 신장병·당뇨병·심장병 환자는 물을 많이 마시면 안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물의 과다 섭취를 경계한다. ‘소박한 밥상’의 저자 헬렌 니어링은 “갈증이 나지 않을 때도 물을 마시는 동물은 유일하게 인간뿐”이라며 “매일 생과일을 먹기 때문에 물을 마실 필요가 별로 없다”고 역설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은 “물이 건강에 이롭기 때문에 무조건 많이 마셔야 한다는 주장을 입증할 만한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말한다.

도서관닷컴 대표